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리뷰 - 캐릭터의 향연
뒤늦게 발견한 좋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늦은 리뷰 시작한다.
처음,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CJ의 천만 영화 만들기 프로젝트 달성을 위해 온 계열사가 총동원되었다는 루머 때문에
개봉 몇일만에 몇백만 달성 이런 류의 언플에도 시큰둥했던게 사실.
심지어, 700만 이상이 봤고 박스오피스 1위라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체감하는 '광해'에 대한 주변 반응은
뜨뜨미지근했다는것...
하지만, 내가 지지했던 대통령 후보가 '광해'를 보고 울었다고 해서 급 관심이 갔었던 영화..
그러고 한참이 흘러, 이제서야 이 영화를 찾아 보게 된것은
아무래도, 한때 내가 사랑하고 지지했던 미워하기도 했던 내 첫 대통령을 추억하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보면서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가 살아서 이 영화를 봤다면 어땠을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제작자나 감독의 의도야 어찌되었던 이 영화는 분명, 지금 답답한 정치판에 던지는
화두가 되기에 분명할 것이다.
역사가 광해군에 대해서 어떻게 기록을 했든, 역사 교과서에서 어떻게 가르쳐주고 있든,
영화 감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한가지.
"백성을 생각하는 유일한 왕, 광해"
그런 맥락에서
"국민을 생각한 유일한 대통령, 노무현"
이라고 떠올리게 되는 당연한 기상전결
영화 '광해'는 진짜 왕보다 더 왕노릇을 제대로 한 가짜 왕이라는 허구적인 설정으로 만들어진 영화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뻥뻥 속 시원하게 해줄수 있는 이유는
상놈중의 상놈이 그 조차도 어떤게 백성을 위한 것인지 제대로 알고 있고, 그걸 실천으로 옮길수 있는 용기가 있다는 점이 아닐련지.
사실, 국민이 바라는, 백성이 바라는 정치를 펼친다는게
알고 있는걸 실천하는냐, 알면서도 모른척 하느냐의 한끗 차이니까 말이다.
영화 '광해'를 한줄로 요약하자면, "광해군 위에 뛰는 도승지, 그 위에 나는 가짜 왕이 주는 정치적 힐링 영화" 정도 되겠다.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세력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이 극에 달한 광해군이 충복 도승지에게 자신과 꼭 닮은 가짜 왕 역할 노릇 할 자를
찾아내라는 어명에서 출발하는 본 영화의 묘미는 주연, 광해군 혹은 가짜 광해군 보다 빛나는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들과의 앙상블이라
할수 있다.
광해군의 어명이긴 하나, 그 말도 안되는 어명을 실현시키는 도승지 '허균' 역의 류승룡
어찌보면, 광해군보다 절대권력에 가까운, 이 영화를 끌고 가는 숨은 주역이라 할수 있는데
그의 절대적인 포스는 영화 곳곳에 숨겨져 있다.
특히, 진짜 광해군이 길상사에 은신해 있는 동안 가짜왕을 내세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치를 펼치는 모습뿐만 아니라, 자신이 진짜 바라던 군주의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해내는 가짜왕 하선에게
"진짜 왕이 되고 싶다면 그 꿈을 제가 이뤄드릴수 있다'
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정말, 그가 원한다면 그렇게 될것만 같은 착각 속에 빠질 정도이니 말이다.
그는 광해에게는 충복중의 충복이나, 그 자신도 광해군이 100%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도
모든 내용에 함축되어 있다.
오히려 그래서, 그가 점점 상놈중의 상놈인 가짜 왕 하선에게 점점 마음이 빼앗기는 설정또한
충분히 공감가니, 참으로 캐릭터 설정이 부드럽게 잘되어 있는 영화라고 평하고 싶다.
영화 '광해' 에서 또 하나의 의외의 발견은 중전 역할의 한효주.
기존 이미지가 썩 좋지는 않았던 배우라, 여주인공으로써 매력도가 별로 없었는데
의외로 전체적으로 가벼워질수 있는 영화의 무게 중심을 잘 잡아준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튀지도 않고, 그렇다고 뒤치지지도 않고..
사실, 캐릭터 조합을 잘 이뤄내는게 참 어려운데, 딱 중전 캐릭터가 가지는 무게감을 적당히 잘 표현해서
그래서 오히려 더 빛이 났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무엇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건,
중전과 가짜왕 하선의 로맨스 라인이 본격화 되었다면 막장중의 막장이었겠지만,
명확한 선에서 넘어서지 않아 더욱더 좋았다.
넘지말아야 할 선을 잘 지켰다고 할까...
그리고 또 한명의 캐릭터는 몸종(?) 사월이다.
사월이는 영화 '광해'가 지켜주고 싶어하는 백성을 대표하는 캐릭터다.
산골 농민이었던 아버지에게 관아의 사또가 전복을 갖다 받쳐라는 말도 안되는 명을 받고
빚을 지면서 결국 집안이 망하고, 가족은 노비로 팔리게 되어 결국 궁으로 흘러 들어온 사연많은 인물이다.
하선이 가짜 왕 노릇을 하는 동안이라도 지켜주고 싶은 대표적인 인물이 사월인데,
아무 생각없던 하선이 진짜 왕의 역할에 욕심을 내게 되고, 올바른 왕의 표본을 실천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인물이므로
매우 중요한 인물이라고 할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월이는 하선의 메신저 역할, 情을 상징하는 팥죽을 제공하고 전달하며
각 캐릭터들의 교감을 이뤄내는 역할을 한다.
그녀의 팥죽은 가짜왕 하선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얼음공주같은 중전의 마음을 열게하며
무쇠같은 도부장의 마음을 녹인다.
또한 가짜왕 하선을 대신해 목숨을 바치면서 그에게 큰 깨달음을 주니
영화 '광해'에서 없어서는 안될, 캐릭터라고 할수 있다.
그리고 영화 '광해'를 더욱더 따뜻하게 하는 캐릭터 조내관 역할의 장관.
2012년 돌풍을 일으켰던 영화 '도가니'에서 인간의 탈을 쓴 동물이라고 할수 있는 교장선생 형제역할을 했던 그가
참으로 인자한 모습으로 나와, 같은 사람인지 전~혀 눈치채기 힘들었다.
영화 '광해'에서 그는 가짜왕 하선의 든든한 조력자로
그가 진짜왕 역할을 제대로 할수 있게 조금씩 이끌어 주는 인물이다.
당쟁을 일으키는 정치에 대해서 올바른 곳으로 인도하는 인물인 조내관은
다뜻한 심성을 가진 하선과 가장 흡사한 인물이다.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 역할의 위치에 있는 인물들은 숨겨진 절대권력자로 악한 모습도 많이 보여지는데
조내관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매우 인간적이다.
철없는 하선이 궁생활을 잘 지낼수 있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인물.
마지막으로 도부장역의 김인권.
도부장의 캐릭터의 특색은 초반에 도승지와 조내관의 대사를 통해서 자주 등장한다.
"고지식한 사람이니, 사실을 알게 되면 어찌 나올줄 모른다"
라는 대사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전체 분량적으로 도부장이 초반에 자주 등장할수 없기때문에
대사를 통해서라도 그 캐릭터의 특색을 인식시킬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리라.
이는 매우 현명한 선택, 설정이라고 본다.
도부장의 활약을 후반부에서 드러나는데, 고지식한 캐릭터답게
가짜왕 하선의 진심어린 깨달음에 눈물을 쏟고
그 이후 자신의 세계에서 그를 진짜 왕으로 모시는 모습은 참으로 멋졌다.
마지막, 가짜왕 하선을 위해 절명하는 그의 최후는 영화 '광해'의 명장면 중의 하나.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드는건 쉬워도
캐릭터의 앙상블을 잘 만들어내는 영화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캐릭터 영화는 대박아니면, 쪽박이다.
영화 '광해'를 보기전, 이 영화는 이병헌 원탑에 의존한 그저 그런 영화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영화 '광해'는 모두가 주연인, 캐릭터 영화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매장면, 매 등장인물에 빠져들수밖에 없는 영화라는거~!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공모자들>와 닮은꼴? '신생아 매매' 산부인과 뉴스 (0) | 2013.08.09 |
---|---|
책 <빅픽처> 리뷰 - 유명인만 주목받는 더러운세상! (0) | 2013.07.11 |
도서 꿈꾸는 다락방 리뷰 _ 서른셋, 잠든 열정을 깨우다 (0) | 2013.05.24 |
아이언맨 3 리뷰 _ 스포작렬(영화안봤다면 노클릭) (0) | 2013.05.14 |
첫사랑 같은 설레임, 영화 '늑대소년' 리뷰 (0) | 2013.05.01 |